나는 어떤 것에 집착하는가 를 생각해 보니, 다른 사람이 쓰지 않을 정도로 싸거나 헌 물건에 집착하고 있는 것을 느꼈다.
저가 혹은 공짜로 획득한 물건을 기능상의 하자가 발생할 때 까지 - 즉 고장날 때 까지 끈질기게 사용하는 것은 내 저렴한 인생에 참으로 걸맞는 행동 양식이라 하겠지만 생각해 보면 남보다 나은, 고로 남과 다르고 싶다는 욕망이 비싼 물질로 충족되지 못해서 그 반작용으로 극히 저렴한 물질에 집착하는 행동 양태를 보이는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이 들었다.
이왕 없어서 못 샀다 란 이야기를 하는 김에 내가 정말 없어서 물건을 못 산 것 중에 가장 기억에 남은 일에 대해 말하고 싶어졌다.
한 5-6년 전에 돈이 부족한 - 정확히는 그 달에 있었던 큰 지출 때문에 카드값이 빠져 나가면 잔고가 바닥나는 달이 있었다.
따라서 미리 계산된 생활비 이외의 지출은 삼가하는 소위 근신중이었는데 주말에 일하다 잠시 서점에 들러 새로나온 신간들을 훑어보았다.
그때 3권짜리 노신 전집을 보고 굉장한 딜레마에 빠져 버렸다.
몇번이고 책을 들었다가 놓고 안절부절 못 하다가 계산대 앞에까지 갔다가 도로 서가에 꼽는 행동을 몇번이고 반복했다.
결국은 그냥 나왔는데, 그때 얼마나 마음이 애잔했는지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또렷히 그 기분이 다시 느껴진다.
그 후 지금까지 노신 전집은 사지 않고 있다.
가지고 싶은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자는 좋겠다.
-- 솔직히 말해 지금도 부러워 죽겠다.
* 집사람이 예전에 산 노트 - 옆의 지갑은 그냥 크기 비교를 위해 놓은 거다.
집에서 굴러다니길래 냉큼 업어 와서 사용중이다.
다시 말하지만 노트 사는 것이 아까운 것이 아니다. 놀고 있는 물건 자체가 아까운거다.
* 핸드폰 - 친구가 외국으로 가면서 XBox 와 이놈을 15만원에 떠 넘기고 갔다.
그전에 쓰던 놈은 2000년 1월 5일 개통한 놈이었는데 화장실 변기에 빠져 얼굴이 상하는
(액정에 줄이가는) 사고를 당하고도 끈질기게 살아남다가 요놈이 오면서 공식적으로 사망하였다.
이놈도 카메라, MP3 등의 기능이 없어서 주위 사람들에게 구닥다리 취급을 받고 있다.
* 역시 집에서 굴러다니는 것을 재활용한 물건.
2004년식이던데, 128M 라는 거대한 용량을 자랑하는 MP3 플레이어 ㅡ.ㅡ;;
요즘 출퇴근시 버스의 소음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효자~
그런데 어머나 X발. 그제 버스 안에서 우연히 밑이 터져 버린 것을 발견하고는 깊은 시름 큰 한숨에 퇴근하여 맥주 캔 2개를 한방에 비웠다나 뭐다나...

댓글 3개:
간만에 왔더니 문체가 확 달라졌네요?
간만에 왔더니 문체가 확 달라졌네요
아놔~ 왜 댓글이 계속 안달리나 했더니 주인장 승인 거쳐서 달리는 구조네요? 여러번 올린거 다 지워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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